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中 〈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〉
저자 이미상 외
출판 문학동네
발행 2023.04.05.
P.41
고모는 몇 번이나 조카들과 모닥불가를 박차고 나와 숲을 헤매는 상상을 했다. 할 순 있지만 정말 하기 싫은 일. 때려죽여도 하기 싫은 일. 실은 너무 두려운 일. 왜 할 수 없는 일보다 할 수 있다고 믿는 일이 사람에게 더욱 수치심을 안겨주는 것일까. 무경은 고모의 그 일을 해주었다. 고모는 무경이 그 일을 해주었을 때 자기 안에 있는 구원을 바라는 마음을 보았다.
P.41~42
“단편소설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만든다는 것은 어떤 한 포인트를 융기시킨다는 것을 의미해요. 그 불쑥 솟은 한순간 아래 모든 문장과 장면이 깔리게 되는 거죠. 좀 비민주적이지 않아요?” (…) 동생은 소설에 대해 말하고 있었지만, 목경은 동생의 말을 따다 자기 상황에 대입해보았다. 특히 불쑥 솟은 한순간과, 그 아래 깔린 시시한 것들에 대해. ‘한 방’이 지닌 특권에 대해.
P.12
“못해서 못하니까 좋은 거예요. 무능해서 귀한 거예요. 잘하는데 억지로 안 하는 사람은 반드시 흔적을 남겨요. 자기 절제라는 고귀한 희생에는 어쩔 수 없는 인위가 묻어난달까요? 하하하. 세상이 그렇게 공평하답니다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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