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notes

젖가슴으론 아무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

채식주의자

저자  한강
출판  창비
발행  2007.10.30.

 

 

한강의 《채식주의자》를 읽었다. 2007년에 출간된 연작소설로, 2015년 영국에서 번역 출간되 2016년 부커상을 수상했다. 소설은 한 여성이 어떤 꿈을 꾼 뒤로 고기 먹기를 거부하는 데서 시작한다. 가부장제 안의 폭력에서 출발해, 인간에 내재된 동물적 폭력성과 그에 대한 저항으로 이야기는 확장되고 깊어진다. 

 

 

P.43
내가 믿는 건 내 가슴뿐이야. 난 내 젖가슴이 좋아. 젖가슴으론 아무것도 죽일 수 없으니까. 손도, 발도, 이빨과 세치 혀도, 시선마저도, 무엇이든 죽이고 해칠 수 있는 무기잖아. 하지만 가슴은 아니야.

 


P.83
그것들을 다룰 수 있었을 때 그는 충분히 그것들을 미워하지 않았던 것 같았다. 혹은, 충분히 그것들로부터 위협 당하지 않았던 것 같았다. 

 

 

P.191

이제 그녀는 안다. 그때 맏딸로서 실천했던 자신의 성실함은 조숙함이 아니라 비겁함이었다는 것을. 다만 생존의 한 방식이었을 뿐임을.

 

 

P.197 

그녀는 살아본 적이 없었다. 기억할 수 있는 오래전의 어린시절부터, 다만 견뎌왔을 뿐이었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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